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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대구 수창청춘맨션 두 번째 기획전시 'Here We are'전


김재욱 작 '新日月大邱圖'

대구 수창청춘맨션이 7월 2일(목)부터 젊은 작가들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제로 한 기획전 'Here We Are'를 연다.

주제 'Here We Are'는 코로나19 사태로 삶이 더욱 팍팍해진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존재성을 알린다는 뜻에서 '우리 여기 있어요'라는 웅변이자, "이제 다 왔어요"라는 의미로 고난 종식을 희망하는 간절함을 담은 중의적 표현이다.

기획을 맡은 강효연(누스페어 동시대미술연구소장) 씨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코로나19의 확산을 최소화하고 있으나 아직 진행형이다"면서 "'Here We Are'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리고 서로를 인지하는 소통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으로 '우리가 살면서 길을 잃었을 때 어떻게 방향을 찾을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위기 속에서 서로의 위치 추적과 삶을 대하는 태도를 진지하고 재치 있게 혹은 해학적으로 이야기하는 미술 작가를 만나고자 하는 게 주된 목적"이라고 밝혔다.

우선 수창청춘맨숀 건물 외벽 꼭대기 난간을 형형색색의 조각난 화판으로 둘러친 작품을 하지원이 했다. 젊은이의 열정을 담은 왕관처럼 깨지고 부서져도 꼿꼿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모습을 대변한다. A동 카페를 거쳐 B동 1층에 들어서면 신선우의 풍경화가 보인다. 여러 민족과 국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세상의 여러 풍경이 뒤섞여 하나의 장면을 연출한다.

지난해 수창청춘맨숀 입주 작가 김상우는 자갈마당의 철거장면을 소개하며, 김재욱은 대구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습을 시공을 초월한 영상으로 선보이고, 손지영은 '은신처'라는 제목의 설치구조물을 통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미묘한 차이를 '나'와 '타인' 간 틈의 구조로 해석하고 있다. 이세준은 추상과 구상을 섞어 파괴와 생성, 삶과 죽음, 기쁨과 슬픔 등 양면적 세상의 다양한 풍경을 회화로 구성했다.

A동 2층에 서면 자연을 밀어낸 도시에 대항이라도 하듯 강아지풀을 이용한 장용선의 설치작품이 눈에 띄고, 이와 대비해서 장희재와 이정훈으로 구성된 육칠팔구팀은 철 구조물을 이용한 얽히고설킨 인공 설치물을 보여준다. 임정원과 윤예제 팀은 대구란 지역의 자연적 특성을 해석한 조형물로 '상상 속의 정원'을 꾸몄다.

C동을 거쳐 A동 2층에는 구지은이 현대인들의 다양한 심리적 풍경을 ㄷ형태의 전시 벽면에 길게 설치했으며 박용화는 독특한 드로잉 작품을 보여준다.

A동 3층에서는 김윤호가 독특한 시각이 반영된 일상적인 오브제들이 서로 관계를 맺고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며, 김상우의 20여 점 사진도 빔 프로젝터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이어 임지혜의 '데일리 뉴스레터'란 타이틀로 세상을 희화한 다큐멘터리식 풍경을 접하고, 옆방에선 양나연의 탈중심적 시각에서 본 난민, 외국인 노동자에 관한 설치작품을 볼 수 있다.

건너편 방에선 불안한 감정으로 형성된 갈등의 이미지로 만들어진 황선영의 풍경화가 눈에 들어오며, 건물 외벽 꼭대기에 장식한 하지원의 리사이클 조각 작품을 보는 것으로 관람은 끝을 맺는다.

이번 수창청춘맨숀 'Here We Are' 기획전은 우리 모두에게 이 세상이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임을 공감한다면 어떤 역경에도 살만한 세상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전시는 9월 30일(수)까지. 문의 053)252-2570.

우문기 기자 pody2@imaeil.com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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