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남일보
익명·실명, 개인·단체, 온·오프라인…벽을 넘다…대구문예회관 ‘시프트 패러다임’
정기엽 작 ‘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김병호·방정호 등 8人의 작가 참여 벽화·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로 5개 소주제별 급변하는 시대상 표현
대구문화예술회관은 특별기획전 ‘시프트 패러다임(전환 체계)’을 1일부터 25일까지 회관 전시실에서 연다.
미술기획자 김옥렬씨(아트스페이스펄 대표)가 예술감독을 맡은 이번 전시에는 시시각각 변하는 시대의 모습을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한 작가 8명의 작품을 보여준다.
전시의 주제인 ‘시프트 패러다임(Shift Paradigm)’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개인과 단체, 온라인과 오프라인, 익명과 실명 등 많은 것들이 변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생각해 보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김 예술감독은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현재에서 우리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마주하고 새롭게 열리는 세계를 보고 듣고 느끼고 있다”며 “이 전시에서는 시프트 패러다임의 경계에서 우리가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하는지, 현실과 가상 사이에서 벌어지는 경험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를 예술가들의 경험과 시각으로 들여다 본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5개의 소주제로 펼쳐진다. ‘벽과 벽의 경계를 보다’에는 김병호 작가의 작품이 소개된다. 김 작가는 전시 시작부터 벽화를 직접 그린다. 작가가 주력해온 거리에서의 벽화가 전시장으로 왔을때 어떤 시각적 변화를 일으킬지 눈길을 끈다.
‘현실에 깃든 벽을 열다’에는 방정호 작가와 임은경 작가가 참여한다. 방 작가는 애니메이션 ‘Human’에서 과학이 발전하면서 더 진화된 생명체가 되기 위한 인간의 지적 설계와 진화과정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잔인성과 변태성을 표현한다. 임 작가는 의도된 연출을 통해 어떤 사물이 가진 사회적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을 보여준다.
‘시프트 타임’에는 김재욱·김지구 작가가 참여해 영상설치를 보여준다. 김재욱 작가는 역대 화재사건을 전자레인지를 통해 관찰한다. 김지구 작가는 구글맵, 로드뷰, 문자메시지와 e메일, SNS 등 가상과 현실의 시공간적 제한이 무너지는 현실을 담아낸 작품을 설치한다.
사진설치작품이 소개되는 ‘시프트 스페이스’에서는 이민경·전리해 작가가 전시실을 구성한다. 이 작가는 작가가 관심을 가지는 장소와 공간을 미니어처, 사진 등으로 재현한다. 전 작가는 어떤 장소에 대한 작가의 감정이나 인상을 아카이빙한 작품을 보여준다. 작가는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사진매체로 기록했고 이런 작업은 점차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져 작품에 나타난다.
‘공간을 감각하다’에서는 정기엽 작가가 물, 수증기, 빛을 이용한 설치작품을 보여준다. 작가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안개 덩어리에 스틸 이미지나 동영상을 투과시키는데 이것이 안개를 통과하며 길게 늘어지거나 수많은 레이어들을 남긴다.
(053)606-6152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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